# 작가님 제발 제 연락을 받아주세요

우린 같은 감각을 공유하게 되었고

이렇게 재미있는 거, 남들에게도 보여줘보자

편집자의책장이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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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ㅈ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마워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편집자 V: 저는 문학편집자로 일하는 V입니다. 한국소설을 만들고 있고, 장르 쪽에 관심이 많아서 이쪽 분야를 파고들고 있어요. (메일주소가 vorisoo거든요! 단순히 과일 보리수일 수도,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일 수도 있습니다.)

ㅍㅈㅈ: 문학 편집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부터 이쪽 분야를 꿈꿨었나요?

편집자 V: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나 방송 쪽 일을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결이 맞는 건 책이었어요. 처음부터 문학 편집자로 일한 건 아니었고요, 과학이나 학술 쪽 책도 내고 청소년이랑 어린이책 편집도 하다가 해외문학을 하게 됐어요. 그게 연이 되어 쭉 소설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문학이 전공이지만 작가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누구보다 문학적인 삶을 살고 있네요.

ㅍㅈㅈ: 인터뷰 질문지를 정리하기 전에 V님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봤습니다. 국제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등 영화제를 보러 갔다는 게시물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영화를 무척 좋아하시나봐요?

편집자 V: 시공간이 다른 누군가의 삶을 가장 가까이, 가장 실감나게 겪을 수 있는 매체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영화제에 가면 엄청나게 다양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일종의 미각 체험을 하러 영화제에 가기도 하지만, 제가 제일 즐기는 건 그 영화제의 분위기인 것 같아요. 특히 정동진독립영화제를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커다란 스크린을 세워두고 영화를 보는데요, 그 뒤로 자그맣게 기차가 지나가요!

ㅍㅈㅈ: 터키와 몽골에도 다녀오셨죠? 중앙아시아의 너른 들판을 사랑하시나요?

편집자 V: 제가 오지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터키나 몽골, 페루 같이 지난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너무 상투적이지만, 모든 게 부서진 후에야 그 찬란함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스스로를 낯선 공간에 밀어 넣는 걸 좋아하기도 하네요. 게다가 오지에서 고생한 이야기는 어떤 대화 자리에서라도 큰 힘을 발휘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