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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당신의 연봉을 예측해드립니다”

출판사 회계 장부가 말하는 편집자의 연봉 인상률

시작하며: 사장님 차는 바뀌는데 왜 내 연봉은 그대로일까

늘 궁금했습니다. 회사 매출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영업이익은 해마다 더 높은 숫자로 갱신되는데, 임원들의 차는 계속해서 고급 세단으로 바뀌는데, 왜 내 연봉의 인상 속도는 이토록 소극적이고 지지부진할까. “올해 연봉 인상률은 일괄 3%입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 연봉 인상이 어렵습니다.” “모두를 위한 결정이니 이해해주세요.” 매해 통보에 가까운 협상을 겪으며 접하는 익숙한 문장들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연봉’이라는 민감한 사안의 양측에는 ‘주는 자’(회사)와 ‘받는 자’(직원)가 있습니다. 회사의 사정이 부유하면 직원의 연봉도 높아지고, 회사가 가난하면 직원의 연봉도 낮아집니다. 회사가 일부러 직원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연봉을 박하게 책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싶은 직원들의 열망만큼이나, 더 많은 급여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싶은 회사의 열망이나 온도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문제는 돈입니다. 회사도, 직원도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 같은 것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물론 그 기준이 아무리 객관적이고 정확해도 사람의 마음에는 늘 갈증이 남겠지만요). 저는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공정한 근거 중 하나가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를 기준으로, 즉 회계를 기준으로 편집자의 적정 연봉을 셈하는 공식을 알 수 있다면,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연봉과 월급이 얼마나 부당한지, 혹은 살짝 과분(아뿔싸!)했는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아직 연봉 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꽤 든든한 근거 자료로 활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들의 연봉은 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 이 기사는 센시오에서 나온 『사장을 위한 회계』의 내용을 참고해 작성하였습니다.

편집자 1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우선 회사의 입장에서 직원 1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 즉 ‘인건비’는 얼마일까요? (편집자를 위한 뉴스레터에서 굳이 왜 초장부터 ‘회사의 입장’을 들먹이느냐고 물으신다면, 우선 ‘적을 알아야 싸움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높아지지 않을까요?’라고 답하겠습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편집자의 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연봉 협상’이란 지난 1년 치의 노동에 대한 대가와 앞으로 1년간 받게 될 노동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는 자리니만큼 적군과 아군이 맞서는 치열한 싸움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 우선 회사의 입장을 들여다본 뒤 그에 맞춰 가장 적절한 대책을 세워봅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연봉’, 즉 급여겠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영역에서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각종 보험료, 퇴직연금 적립금, 사무실 임대료, 컴퓨터 등 전자 장비 이용 비용, 각종 복리후생비 등등이 그런 것들이죠. 이 모든 제 비용을 합산하면 해당 직원의 실제 월급만큼 나온다고 하네요. 따라서 실제 회사 입장에서 보면 연봉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직원 1명에게 지출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익명의 편집자님의 연봉이 30,000,000원이라면 실제로 회사는 편집자님께 매년 60,000,000원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죠(여기에 ‘교육비’와 ‘간접 인건비’까지 더해지면 인건비는 좀 더 증가하겠군요!).

자, 그렇다면 회사는 이러한 직원들의 인건비를 어떻게 충당할까요? 이를 편집자인 우리들의 관점에서 바꿔 질문한다면, 우리가 받는 돈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너무 기초적인 질문이라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곳간이 있어야 돈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곳간이란 당연히 ‘매출’과 ‘이익’입니다. 출판사의 매출은 당연히 책을 팔아 벌어들인 모든 금액의 합계액이고, 이익은 매출액 중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입니다. 회계에서는 이를 매출액, 매출원가, 판관비,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 디테일하게 나눠 부르기도 하는데요. 여기서는 그냥 매출과 이익만 다뤄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매출이 높으면 좋겠지만, 아무리 매출액이 높아도 비용이 너무 커서 이익이 없다면 헛수고입니다. 오히려 적자 상황이라 연봉 인상은커녕 삭감이 이뤄질 수도 있죠. 직원들의 급여, 즉 연봉은 매출이 아니라 이익을 통해 충당됩니다. 지금 다니고 계신 회사가 작년에 얼마의 이익을 벌었는지 알 수 있다면 올해 연봉 협상의 분위기를 미리 감지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