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 맞추느라 정작 자기 시간은 엉망진창

# 팬보다는 비즈니스 파트너

# 책 속의 흑막으로 남고 싶은 편집자

# 미래가 두렵지 않은 편집자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photo by 편집자 A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photo by 편집자 A

“그 사람은 계속 나아갈 의지를 어디서 다시 찾았을까 하는 그 질문. 계속 가고 싶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계속 가게 만드는, 모든 사람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그것을 카프카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고 불렀어. 파괴되지 않는 것은 낙관주의와는 전혀 무관해. 낙관주의에 비하면 훨씬 더 심오하고 자의식은 훨씬 덜하지.” _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에서 (편집자 A님의 업무일지에서 재인용)

“원하는 분야는 없고,

잘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ㅍㅈㅈ: 우선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출판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기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간 겪으신 회사나 경력 등을 적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편집자 A: 안녕하세요.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설레네요. 저는 2008년부터 대학교재 출판사를 시작으로 경제경영, 자기계발, 취미실용, 건강, 어린이 등의 여러 분야를 해왔어요. 지금은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만날 수 있고, 출판인으로서 그들과 맞짱 뜰 수 있는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를 중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ㅍㅈㅈ: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만드는 편집자는, 같은 편집자들 사이에서 조금 특이한 포지션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숫자에 익숙하고 실용적이랄까요? 그리고 노골적으로 부와 성공만을 추구하는 분위기도 사뭇 이질적이고요. 이런 분야의 특성(?)에 대해 반감 같은 것은 없으셨나요?

편집자 A: 제가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성이에요. 제가 창업, 마케팅, 재테크, 자기계발 쪽 책들을 많이 작업했는데요. 저자의 직업군이 엄청 다양하거든요. 제가 빠르게 불타올랐다가 그만큼 빠르게 식는 타입이라서 그런지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다가, 또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의 세계에 빠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숫자에 대한 반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에게 책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라는 제안을 할 때는 출간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설득해야 해요. 그럴 때는 숫자가 가장 직관적이고 이해시키기 쉽죠. 이건 독자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이 분야의 저자나 독자 모두 부나 성공, 명예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니 그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하죠. 다만 지금은 자산 인플레이션이 워낙 심하잖아요? 우연히 ‘개나 소나 100억 부자’라는 댓글을 봤는데요. 이처럼 독자들이 점점 숫자에 무감해지는 것 같아서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