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사 알바, 패션잡지 에디터, 카페 점원

그리고 다시 마감이 있는 생활로

뭐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그 상태가 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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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ㅈㅈ: 지난 9월에 책 마감을 하셨죠? 게다가 아직까지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은데요, 우선 축하드립니다.

편집자 P: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은 경험이 처음이라 생경하게 기쁘네요.

ㅍㅈㅈ: 편집자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떻게 편집자가 되었나요?

편집자 P: 패션잡지 에디터로 일을 시작했어요. 매달 마감하는 일을 5년간 하고 나니 전혀 다른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몸을 써서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일이요. 그래서 카페에 점원으로 들어가 커피 수련을 했습니다. 규칙적인 일과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어요.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업계에 남아 멋진 작업물을 내고 있는 예전 동료들의 근황을 보면 질투가 났어요. 그래서 그때 다시 마감이 있는 생활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전 잡지를 만들 때 화보를 위한 컨셉 구상이나 사진 촬영보다 그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 혼자 ‘글’을 만지는 과정이 제일 즐겁더라고요. 단행본 편집이라면 그 과정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편집자가 되었습니다.

ㅍㅈㅈ: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에세이와 해외 문학을 담당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주로 어떤 책을 만들어왔는지 궁금합니다.

편집자 P: 해외 문학을 주로 만들었고, 국내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도 사이사이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 대본집도 만들고 있고요.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못 되는 대신 이것저것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시도해 보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계통 없는 편집자가 되었습니다만, 진득하지 못하고 얕고 넓게 알고 싶은 게 많은 제 적성에는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카카오 선물하기 코너를 자주 들여다봅니다.”